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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 채소 정기구독 서비스 / 어글리어스 마켓 후기

by 해이나 2023. 3. 18.

최근 식생활이 좀 엉망이었다. 배달음식이 잦았고, 집에서 해먹는데도 라면으로 떼우거나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하곤 했다. 덕분에 살은 점점 찌고, 몸은 무거워지고, 건강도 안좋아지고 있음을 느꼈다. 체력이 점점 떨어진달까? 

채소 위주의 건강한 식단이 필요했다. 

하지만 마트에서 채소를 사도, 절반은 버려지곤 했다. 1인가구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이랄까? 

다양한 채소를 정기적으로 아주 조금씩 먹을 수 있다면 좋을텐데 생각만 하던 차에, 최근 '못난이 채소'를 정기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는 정보를 주워듣고 인터넷 검색을 했다. 검색을 귀찮아하는 나는, '못난이 채소'라고 검색해서 처음 나오는 사이트를 클릭했고, 망설임 없이 결제했다. 결과는? 아직까지는 대만족이다. 

 

어글리어스 마켓 홈페이지 캡처

친환경 못난이 채소 박스

홈페이지 첫 문구부터 나의 니즈를 저격당해버렸다. 조금씩 다양하게, 불필요한 낭비없이. 게다가 친환경이라니! 

못생겼으면 좀 어떠한가, 맛만 좋으면 됐지. 이런 마인드의 분들이라면 구독을 안할 이유가 업다. 

어글리어스 마켓 홈페이지 캡처

잘 자란 농산물이 전부다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 선별과정을 거쳐 예쁘고 적당한 혹은 규격에 맞춰진 사이즈의 것들만 마트에 납품된다. 보통 '파지'라고 부르는 것들이 남게 된다. 그렇게 버려지는 농산물이 1/3 이나 된다니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었다. 크기가 제각각이라서, 색깔이 조금 예쁘게 나오지 않아서, 조금의 흠집에 생겨서... 각양각색의 이유로 잘자란 농산물들이 버려지고 있다. 그리고 이 농산물들을 다시 소비자의 품으로 돌려보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어글리 어스 마켓'이다. 이렇게 쓰니까 무슨 회사 관계자 같은데, 나는 어글리어스마켓 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냥 어글리어스 마켓이 고려한 타겟 소비자가 되었고, 검색해서 들어갔고, 설득당한 '내돈내산' 소비자다. 

배송은 어떻게 오는가

그렇다면 배송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가? 일단, 주문 페이지에 들어가면 1~2인 가구나 3~4인 가구 기준의 용량을 선택할 수 있다. 두 가지 사이즈인 듯하다. 그리고 배송 기간을 설정할 수 있다. 1주, 2주, 3주, 세 가지의 선택지가 있는데, 채소를 부지런하게 요리해먹을 자신이 없는 나는 3주 배송을 선택했다. 보통은 2주를 많이 선택하는 듯 했다. 

어글리어스 배송박스

배송은 이렇게 예쁜 박스에 배송된다. '못생겨도 괜찮아' 그래, 맞다. 맛만 좋으면 됐지.

배송된 모습

배송 상태도 굉장히 좋았다. 일단 박스를 열면, 이번주 내가 배송받은 채소들을 활용한 레시피와 그들의 '사연'이 담긴 A4 용지 하나가 반긴다. 내가 이번에 배송받은 채소는

- 상추, 청경채, 미나리, 숙주나물, 쪽파, 느타리버섯, 당근, 그린키위, 주니어새송이

총 9종이었다. 각각 친환경 비닐봉투에 깔끔하게 포장되어 온다. 특히, 온도에 민감한 숙주는 아이스팩까지 넣어주는 센스. 채소들의 상태도 좋아보였다. 생각보다 '어글리' 하지도 않았다. 

배송온 상추의 상태

오자마자 상추쌈을 해먹었는데, 상추의 상태는 아주 굿~ 이었다. 보다시피 신선하다. 다만, 시중에 판매되는 것보다는 알이 작은 편이고, 수경재배는 아닌지 흙이 묻어있어서 잘 씻어서 먹어야 하는데, 전혀 문제 없는 부분이다. 오히려 알이 작으니 상추 한두장에 밥 한숟가락 올려서 싸먹기에 아주 좋았다.

나는 1~2인 가구 용을 시켰는데, 상추만 볼 때 대식가인 내가 한번에 싹쓸이 할 수 있을만한 용량이다.

이번주 구매한 채소들의 생산지나 인증(무농약, 유기농 여부), 못난이 채소가 된 사연, 그리고 보관방법/기간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대부분 일주일은 냉장보관할 수 있는 상태의 채소들이니, 1인가구라도 걱정 없이 시킬 수 있을 것 같다. 

친절함은 보너스

어글리어스 박스의 장점 중 하나는 레시피가 제공된다는 거다. 홈페이지를 통해서 더 다양한 레시피가 제공되고 있었다. 물론 레시피는 재료 검색만으로도 더 다양하게 알 수 있으니... 하지만, 이렇게 인쇄해서 보내주니 그대로 해먹고 싶은 마음이 몰려든다. 

위에 첨부한 사진의 뒷장에는 이번주 구매한 채소들의 사연들도 적혀있다. 어떤 이유로 이 채소들이 어글리어스 마켓에 오게 되었는지 친절하게 적혀 있는데, 읽다보면 감정이입하게 된다ㅎㅎ

 

건강을 위해 구매한 어글리어스마켓 못난이 채소박스. 이제 3주 동안 열심히 먹고, 또 3주가 지나면 새로운 못난이들이 우리 집을 찾아오게 될 것이다.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것이 '구독'의 설렘또한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나는 아홉 종류의 채소 한박스를 구매하는 데, 배송비까지 18500 원이 들었다. 3주에 한번이라고 치면, 한달에 2만원 정도 되는 돈으로, 장을 보는 귀찮음을 덜수 있고, 환경보호에 일조까지 할 수 있다니, 앞으로 계속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 같다.  

채소 위주의 식단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1인가구에게는 매우 추천한다.